처음 만나는 자유 Girl, Intertuped 1999
오래전 작품이지만 다시 봐도 되는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발견, 또 보게 됐다. 8월 31일까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아직 감상하지 못하셨다면 내리기 전에 시청해주세요. 정신요양원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마냥 어둡게 다루지 않아 보기 좋고 여운도 짙은 데다 안젤리나 졸리와 리노나 라이더 등 이제는 유명해진 배우들의 옛 모습을 볼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17세의 “수잔(위노나·라이더)”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응급실로 옮겨진다.자살 미수와 판단한 의료진은 상담을 권한다.수잔이 자살 미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클레이 무어 정신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진단명은 “경계선 인격 장애”.그곳에서 수잔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자신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한다.정신 요양 병원에는 많은 환자가 있다.환자를 이끌고 요양원을 나오고 들어왔다그리고 8년간 체류하고 있다”리사(안젤리나, 졸리)”,”대디·걸”로 불리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을 비롯한 화상 사고 후 악몽에 시달리는 환자,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다 환자,”체중 33Kg은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환자…이래봬도 등등.스잔나와 리사는 자유를 꿈꾸고 이를 주도하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통해서 친해지고 마침내 소동이 벌어진다.
모종의 사건으로 소란을 피운 뒤 다시 상담을 받았을 때 의사는 수잔나에게 지금 심정을 물었다. 「양가의 감정이 태어난다」라고 그녀는 대답했다. 양가감정이라… 예전에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이 말이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말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것 같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선 그녀이기 때문에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고 자칫 비정상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는 상황 아닌가. 의사는 수잔나에게 한쪽을 향한 힘에 대항하는 다른 한쪽 힘이라는 비유를 사용하고 그녀에게 튼튼한 힘을 줄 것을 권한다. 그 후 그녀는 스스로 길을 찾기 시작하고 어느 부분에 힘써야 할지 깨닫기 시작한다.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 그리고 자유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판단하고 걸러낸다. 요양원 생활은 이를 빗대 보여준다. 수잔나가 리사와 친해지고 자유를 찾아 동행하는데, 이때 발생한 사건은 수잔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내 상처를 봉인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올바른 자유인가.
(영화 처음 만난 자유의 주인공은 수잔나인데 리사가 궁금하다. 강해 보이지만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리사는 8년에서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을까?)
살다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균형을 잡고 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수잔나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경계성 인격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쪽으로 치우쳐야 하는 상황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정상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는 수잔나의 선택과 행동 변화를 통해 이 부분을 깨닫게 한다.앞으로 수잔나는 정상이 되기 위해 이상을 제거하고 과도한 자유를 통제해야 한다. 바로 산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요양원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볼 때도 씁쓸하게 자유를 찾아 나온다 해도 씁쓸하게… 누군가 특별히 나를 구속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떻게 균형을 잡고 또 어떨 때는 한쪽에 비중을 둬야 하고~ 이게 얼마나 힘든 과정인가다.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처음 만난 자유>에는 엄청난 배우들이 출연한다. 한 20년 전 당시 신인이었을 텐데 다들 유명 배우가 될 줄은 어떻게 알았을까? ‘말괄량이 삐삐’를 연상시키는 안젤리나 졸리와 보이쉬하면서도 청초한 모습을 동시에 지닌 위노나 라이더, 그때나 지금이나 든든한 우피 골드버그, 지금보다 더 나이 든 듯한 마법을 선보이는 재러드 레토… 등 반가운 배우들이 많아 눈이 즐거운 작품이다.<처음 만난 자유>는 1960년대 후반 마틴·루사·킹 목사가 암살된 베트남 전쟁 참전 때문에 추첨을 하는(생일에 추첨을 하고 입대하는 특이한 모습이 등장한다.)장면부터 보고 사회 분위기가 어두운 젊은이들이 잠시 혼란한 시기의 이야기이다.시대 상황을 알고 감상하면 더욱 마음에 울린다고 생각한다.그때처럼 아니어도 여러가지로 힘든 사람들에게 “중심을 확실히 붙잡는다”과 말로만 하는 것보다 영화를 한개비 권하는 것도 좋다.* 짧은 소감:자유와 구속, 정상과 비정상이 뒤섞인 세상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이처럼 어렵다.안젤리나, 졸리, 위노나·라이더 등 배우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쁜 영화.